밴쿠버 사재기 근황 (2020년 3월 13일)
200313
Canada / Vancouver
사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 밴쿠버
집 근처에 슈퍼나 편의점이 항상 있고
주문하면 보통은 다음날, 최소 2일 내 배송은 커녕 당일배송 이란 단어까지 있는 한국에서
무언가 사재기 한다는건 정말 까마득하게 오래된 일 중 하나일 겁니다
그래서 호주나 일본에서 휴지 사재기에 난리란 이야길 들었을 때도 웃었었고
미국과 이곳 캐나다에서 휴지 사재기가 극성이란 이야길 들었어도 그저 남일이었습니다
한국만큼 배송이 잘된다던가, 어디든지 크고작은 슈퍼나 편의점이 있는 캐나다는 아니지만
대형 유통 마트가 집근처에 있고 상당한 규모의 슈퍼가 있는 다운타운에 살고 있기 때문에 물류 대란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렇게 현실성 있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다 얼마전 휴지를 엄청나게 사가는걸 발견하고서도
세일하나?????
이런 생각만 했죠...
집에 휴지가 어느정도 있어서 세일하면 사고 아님 안 사고... 하는 생각정도?
2주 정도 사용할 생필품을 비축하라는 발표가 있긴했지만
이곳 언론에서도 캐나다는 휴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니 걱정하지 말란 뉴스도 자주 나와서
정말 크게 걱정 안했습니다
... 왼쪽부터 오른쪽 끝에까지 전체가 롤 휴지/ 각 티슈/ 키친타올 코너였던 이곳이
아예 야채코너가 된 걸 보기 전까지요...
어제 왔을때만 해도 롤 휴지는 없더라도 크리넥스 각 티슈와 키친타올은 있었던 이곳이...
정말 흔적도 없이 바뀌어 야채코너가 된 걸 보니
공급을 채우질 못할만큼 수요가 대단하구나...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위의 모습은 한국에도 있는 유명 대형마트이기 때문에 가성비 좋은 휴지가 없는거고
주변의 다른 슈퍼마켓이나 드럭스토어, 편의점 등은 소량포장 된 휴지가 있긴 있습니다
문 닫을 때 아니고 퇴근시간도 아닌...
대낮의 시간에 빵 코너가 비어있는 모습이라니... ㄷㄷㄷㄷㄷ
정말 놀랐네요;;
이 코너는 정말 항상 꽉꽉 차있는 곳 이라서요 -0-...
롱 위캔드, 황금연휴, 연말 홀리데이 등등... 쇼핑 시즌에도 사람들이 늘 많이 사기 때문에
대량으로 장보는 사람들은 늘상 있는 일이고
이날은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주말 동안 먹을걸 넉넉히 구매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형마트라 하더라도
정말 이런 장면은 처음봤습니다 -0-...
제가 가장 놀란 건 냉동 피자 코너였습니다 -0-
제가 좋아하는 냉동 피자가 몇 일 전부터 안보여서 자주 와서 그 피자가 있나 없나 확인하러 온 건데...
선호하는 피자는 커녕 인기 없는 피자만 냉동칸 끝에 남은채 냉동고가 텅텅 비었었습니다 -0-...
세상에 냉동 피자가 없다니!!!!!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토요일인 주말 아침...
9시에 오픈하는 대형 마켓앞에 30분 전에 도착해도 주차할데가 없고 카트를 손에 쥔채 질주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입구를 보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는 이야길 들었네요 ㄷㄷㄷ
아... 아니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하지만
제가 방문했던 금요일 전날인 목요일(3/12)엔 트뤼도 총리 부인의 코로나19 확진이 발표되었고
이어서 밴쿠버의 봄을 알리는 가장 큰 마라톤 행사인
"밴쿠버 마라톤(Vancouver Sun Run)"과 "비엠오 마라톤 (BMO Vancouver Marathon)"이 취소를 발표 했으며
금요일 아침엔 밴쿠버 전역의 학교들이 2주간 방학+길어질 수 있음 뉴스를 발표한 것이
시민들에게 이 사태가 정말 금방 끝날것이 아니라는걸 단단히 각인시킨듯 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상반기 내의 모든 스포츠 행사를 비롯하여 공연과 대형 행사들이 한꺼번에 취소를 발표를 하였구요
기본적으로 한국과 유통구조도 다르지만 집근처에 슈퍼가 없는 외진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류가 완전 끊겨 고립되는 상황이 여러번 있었다고도 하는데 (그런데 산간 지역이 아니면 그런 고립도 아주 오래전...)
미국과 유럽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식에 위협을 느끼는건지...
미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시애틀과는 차로 불과 3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더 놀랐을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한국에서 순식간에 늘어나는 숫자가 있을때도
몇몇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나온 곳 외엔 이런 패닉쇼핑은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여기 분들... 생각보다 ... 어... 할말이 많지만 일기장이라도 조심하겠습니다;; ㄷㄷㄷㄷ
하지만 어제도 오늘도...
집근처 슈퍼마켓은 여전히 가득 휴지와 몇 주 정도는 거뜬히 먹을 저장 음식과 채소들을 가득 구입하는걸 보았습니다
이 정도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서 사는건 아닌거 같은...;;
매일 외출해서 보는 장소들에서...
단 몇일 사이에 그저 휴지를 많이 사는 정도에서
냉동 식품 부터 각종 음식류를 잔뜩 사는 사재기로 변한걸 보게 되니 얼떨떨 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사고 그저 간단히 장봐서 해먹는 제가 이상한걸까... 라는 생각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부와 성숙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잠잠해져가는 한국의 상황과 달리 이제서야 크게 알려지기 시작한 전염병의 공포가 시작 된 북미 지역의
사재기가 과연 어느정도까지 진행될지 궁금해 지기도 합니다
혹시해서 한인마트 달려가봤는데... 쌀 많더라구요 ㅎㅎㅎ
한인마트에 한국사람만 장보는거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사람들은 여기에서 심각한 사재기를 할 생각은 없어보이는건 저뿐만이 아닌 듯 합니다 ㅎ
* 한국인들 많이 사는 동네는 한인마트에 쌀이 거의 없다고 들었지만 다운타운은 아직까진 많아보였네요
게다가 한국사람은 쌀이랑 김치만 있어도 뭐....
저희집은 냉동칸의 만두만 봐도...
당분간 먹을건 딱히 걱정이 안되어서 사재기에 동참은 안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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